상상의 이계: The Ethereal and Imaginative Realm
지난 전시

상상의 이계: The Ethereal and Imaginative Realm

이한수

기획: 스페이스458

전시 기간

2025년 11월 4일 - 2025년 11월 15일

전시 소개

상상의 이계(異界)는 단순히 현실 너머의 허구적 공간이 아니라, 물질이 영혼을 품고 진동하는 지점, 또는 인간이 만물에 영혼을 선사하고 생명을 부여하는 영묘(에테리얼Ethereal)한 차원이다.
전시의 중심에는 생명과 우주, 물질과 영혼의 경계에 대한 질문이 놓여 있다. 작가는 돼지껍질이라는 유기적 물질을 사용하여 우주의 질감을 형상화한다. 그 표면은 생물의 흔적이자 별의 피부처럼 빛을 머금고 있으며, 탄생과 부패, 유기와 무기 사이를 진동한다. 돼지껍질의 미세한 결은 마치 은하의 필라멘트처럼 얽혀 있으며, 이는 생명 그 자체가 이미 우주의 물질과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에어리언과 해골의 형상을 대비시킨 페인팅 작업에서 점으로 이루어진 두 얼굴-하나는 외계의 타자, 하나는 인간의 잔존물-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자 생명의 순환을 은유한다. 에어리언은 미지의 존재로서 인간의 상상 너머에 있으나, 동시에 인간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이다. 해골은 그 끝을, 에어리언은 그 너머를 상징하며, 두 이미지는 결국 '영묘한 생명력'이라는 하나의 에테리얼한 에너지로 합쳐진다.
작품속 봉황은 불사와 상서롭고 고귀함의 상징으로, 작가의 상상 속에서 우주적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푸른 심연의 공간 위를 유영하는 봉황은 별의 불꽃과 생명의 기운을 품은 듯하며,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영묘한 생명체'로서 에테리얼한 세계의 중심에 놓인다.
초록빛 피부와 거대한 눈동자를 가진 외계적 존재의 영상은, 인간의 형상과 낯선 타자의 경계를 흐린다. 그것은 생성과 파괴의 경계에 있는 듯한 웃는 소년 두상과 대비되어 우리의 존재를 새로운 관점에서 성찰하도록 유도한다.
이렇듯 '상상의 이계'는 생물과 무생물, 현실과 환영, 인간과 타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생성되는 감각의 세계이다. 이 전시는 인간의 인식 너머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쉴지도 모르는 존재의 미세한 진동, 아니 우리가 욕망하는 이계적 상상을 시각화한다.